This car is fast as hell. But that's not all!
이 차는 엄청 빨라요. 하지만 그뿐만이 아닙니다!
Oh, you found the lock! But how about the key?
오, 자물쇠를 찾았구나! 하지만 열쇠는?
이 예시에서 but은 '대치되는 두 절을 잇는 접속사'보다 '화제 전환을 나타내는 접속사'에 가깝습니다. 뒷 문장이 앞 문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이런 경우 한국어에서는 접속사를 아예 쓰지 않거나, 쓴다면 '그런데' 등을 씁니다. 가령 첫 번째 예문에서는 '하지만'을 생략하거나 '심지어' 쯤으로 갈음하는 편 자연스럽고, 두 번째 예문에서는 '근데'를 쓰는 편이 자연스럽겠습니다.
This car is fast as hell. But that's not all!
이 차는 엄청 빨라요. (심지어) 그뿐만이 아닙니다!
Oh, you found the lock! But how about the key?
오, 자물쇠를 찾았구나! 근데 열쇠는?
이는 실생활 구어체에서 우리가 '하지만'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영어 구어체에서 But이 과장 좀 보태면 두 문장에 한 번 꼴로 등장하는 반면, 한국어 구어체에서는 몇십 분을 대화해도 '하지만'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 입말에서는 '-지만', '-ㄴ데', '근데', '그래도', '그치만' 등이 훨씬 자주 쓰입니다. '하지만' 등의 접속 부사는 입말에서 사용 빈도가 비교적 떨어진다는 국립국어원의 관련 답변을 인용합니다.
질문: '그러나'와 '하지만' 중에서 어느 쪽이 문어체이고 구어체인가요? 접속사의 경우에는 문어체와 구어체의 구별이 없는 건가요?
답변: 입말에 쓰는 접속 부사, 글말에 쓰는 접속 부사가 나누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러나’와 ‘하지만’이 쓰이는 맥락을 생각해 보면, ‘그러나’보다는 ‘하지만’이 좀 더 글말에 자연스럽게 쓰이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입말에서는 ‘그러나, 하지만, 그러므로, 따라서’와 같은 접속 부사로 문장을 연결하여 표현하기보다는 ‘-(으)나’, ‘-지만’과 같은 연결 어미로 문장을 연결하여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봅니다.
원문에 but이 보이면 무조건 '하지만'으로 옮기는 기계적인 번역보다, 말의 실제 쓰임새를 고려하는 세심한 번역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