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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키스트 던전 한글화 트집 잡기

Somyeong 2021. 3. 29. 14:31

다키스트 던전만큼 한글화가 크게 화제가 된 게임도 드뭅니다. 처음 나온 한글화는 "유적이 가족이 되었다."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오역과 괴상한 번역으로 많은 플레이어들의 분노를 샀지요. 뒤이어 개정된 한글화 번역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질이 좋아졌지만, 100% 완벽한 번역이라는 건 (특히 게임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서, 살펴보면 몇 가지 흠이 보입니다. 선조님의 나레이션 대사부터 2% 아쉬운 번역을 찾아봅시다.

 

삽 없이 장애물을 치움

Without tools of iron, you must rely on flesh and indefatigable purpose.
적절한 도구가 없다면, 나약한 맨손과 헛된 노력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

 

[X] 의미와 강조점이 변했습니다. "헛된"으로 옮겨진 indefatigable은 '지칠 줄 모르는' 노력입니다. 게임 내에서 실제로 맨손으로 장애물을 치울 수 있다는 면에서도 이 노력은 '헛되지' 않습니다.

 

사육장에서 장애물에 맞닥트림

Such blockages are unsurprising - these tunnels predate even the earliest settlers.
저런 장애물이 있는 것도 놀랍지 않다. 이 땅굴은 그 옛날의 정착민들 시절부터 파들어가던 것이니.

 

[🛆] predate는 무엇보다 더 일찍 존재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이 땅굴은 이곳의 정착민들이 판 것이 아니라, 정착민들이 오기 전부터 이미 있었다는 뜻이 되겠군요. 사람이 판 굴이 아니라면, 누가 판 걸까요?

 

함정 밟음

Curious is the trap-maker's art... his efficacy unwitnessed by his own eyes.
호기심은 함정 전문가의 고질병이지… 자신의 작품이 작동하는 모습을 확인하질 못하니 말이다.

 

[X] 첫 문장의 의미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여기서 Curious는 "호기심"보다 '기이한' 정도로 해석하는 편이 맞아 보입니다. 원문은 '함정이 작동하는 모습을 정작 만든 이는 보지 못하니, 함정 제작이란 희한한 기예로구나.' 정도의 뜻입니다.

 

수집가 조우

The sparkling eyes of youth - melded and made merciless!
저 반짝거리는 유년기의 눈빛들을 보라. 온통 뒤얽힌 채 무자비만을 비추는구나!

 

[🛆] "유년기"라고 하면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의 아이들을 가리킵니다. 수집가는 어린아이만 골라서 수집하는 취미가 있었던 걸까요? 그런 배경이 없다면, youth는 '젊은' 눈빛 정도로 옮기는 편이 적당해 보입니다. '이 눈빛들이 원래 무자비했던 것은 아니고, 수집가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원문의 암시가 생략된 것도 살짝 아쉽습니다.

 

공포 상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음

Gnawing uncertainty - the birthplace of dread.
운명이 옥죄어오니, 공포가 고개를 든다.

 

[🛆] "운명"과 '불확실성(uncertainty)'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원문을 풀어보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공포를 부른다.' 정도의 뜻입니다. 어떤 예정된 미래인 '운명'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The abyss returns even the boldest gaze!
저 굳센 눈빛에도 공포가 찾아든다!

 

[🛆] 원문은 니체의 유명한 명언,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본다. (And if you gaze long enough into an abyss, the abyss will gaze back into you.)"에 관한 대사입니다. '아무리 용감한 자의 눈길도, 심연은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응시한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듯합니다.

 

쉠블러 처치

It could be dismissed as a fever dream, if not for the corpses.
잠깐의 악몽처럼 흩어버릴 수도 있는 존재지. 뭐 영원히 잠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X] 번역문은 의미가 많이 바뀌기도 했고, 정확히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원문을 풀어 보면 '전투가 어찌나 현실감이 없었는지, 전부 꿈이었다고 해도 믿겠다. 그런데 시체들을 보니 꿈은 아니었던 모양이다.'라는 뜻입니다. 선조가 쓸 법한 말투로 바꾸면, '열에 들뜬 악몽이라 치부할 수도 있었으리라. 저 시체들만 아니라면.' 정도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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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스포일러 없이 쉠블러를 우연히 맞닥트리신 분들은 공감하실 텐데, 웬 막대에 횃불을 넣었더니 갑자기 배경이 우주로 변하고, 횃불도 꺼지고, 영웅들은 죄다 섞이고, 촉수들이 나와서 영웅을 때리고... 참 현실감이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쉠블러 조우

Behold the infinite malignity of the stars!
별들의 무한한 악의를 조심하거라!

 

[🛆] Behold는 '(이 놀라운 광경을) 보라'는 뜻입니다. 혹시 번역 도중 'beware(주의하다)'와 착각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별들의 무한한 악의를 목도하여라!' 정도로 옮겼어도 멋졌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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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족

D&D에 비홀더(Beholder)라는 유명 몬스터가 있는데, 이름대로 크고 많은 눈이 특징입니다. 하스스톤의 사로잡힌 감시자(Imprisoned Observer) 등도 거슬러 올라가면 비홀더가 모티브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을 지속 피해로 처치

스스로를 좀먹는 것이야말로 진정 날카로운 무기라.
Great is the weapon that cuts on its own.

 

[🛆] 번역문의 의도는 아마 '스스로 (적을) 좀먹는 것이야말로 날카로운 무기다.'는 것이었을 텐데, '-를'이 붙는 바람에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스스로를 좀먹는' 무기는 아무래도 날카롭기 어려울 테니까요. 날붙이가 아니라 중독이나 출혈 등 지속 피해로 적을 처치했을 때 출력되는 대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날카로운 무기"라는 표현에도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Great을 "날카로운"으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훌륭한' 정도로 옮겼어도 훌륭했을 듯합니다.

 

전투 승리

A trifling victory, but a victory nonetheless.
별거 아니군. 그래도 이겼지 않느냐.

 

[🛆] 엄밀히 말해 틀린 번역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투에서 이긴 직후에 "별거 아니군."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쉬운 싸움이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리라는 생각입니다. 그에 비해 원문은 '작은 전투를 하나 이긴 것뿐이라 큰 가치는 없지만, 어쨌든 승리는 승리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큰 전투도 쉽게 이길 수 있고, 작은 싸움도 어렵게 이길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This expedition, at least, promises success.
이런 드잡이질도 승리를 확신하는 단서이지 않느냐.

 

[X] "드잡이질"의 뜻이 긴가민가해서 사전을 찾아보니 "서로 머리나 멱살을 움켜잡고 싸우는 짓"이라고 하는데, 저는 여전히 번역문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승리를 확신하는 단서"가 무슨 뜻일까요? 원문은 '(다른 원정들은 많이 실패했지만) 그래도 이번 여정은 희망적이다.' 정도의 뜻으로 보입니다.

 

전리품 획득

Wealth beyond measure, awarded to the brave and foolhardy alike.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보물이로다. 과연 무모한 용기의 대가로구나.

 

[🛆] 직역하면 '(이런) 어마어마한 보물은 용감한 자에게도, 무모한 자에게도 주어진다.'는 뜻입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가주(플레이어)가 전리품을 얻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행위는 '용기'일 수도 있고 '무모함'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를 "무모한 용기"라고 단정하는 번역문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사육장 원정 승리

하하! 이제 저 더러운 돼지들은 진흙 덩어리나 섬기겠구나!
Ha ha! Let those dirty beasts worship the mud now!

 

[🛆] 사육장 원정을 무사히 마치면 나오는 대사입니다. 불확실한 추측입니다만, 저는 mud가 "진흙 덩어리"가 아니라 '진흙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주가 쓰러트린 스와인들이 진흙탕에 고개를 처박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해안 만 정화 임무 완료

At last, wholesome marine life can flourish - if indeed there is such a thing.
마침내 깨끗한 밀물이 다시 밀려오는구나… 이 해안가가 본래 순결한 곳이었다면 말이지만.

 

[X] 번역문에서 원문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번역이 몹시 까다로운 대사였다면 일부러 의역했으리라 짐작했겠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시 번역해 보면 '마침내 뒤틀리지 않은 바다 생물이 번성할 수 있겠구나... 아직 그런 생물이 남아있다면 말이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유적 아이템 회수 임무 완료

The Abbot will be grateful - the trappings of his faith have been restored.
이토록 많은 성물을 되찾아왔다니. 신부가 기뻐하겠구나.

 

[🛆] Abbot은 '(대)수도원장', 그러니까 상당히 고위 성직자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추기경'이나 '교황'을 '신부'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세이렌 임무 시작

Faithful as the tide, one precocious village waif made it her hobby to shadow my every errand.
바다처럼 아름다웠던 마을 아낙 하나가 날 따라다니는 취미에 맛을 들인 것이 그즈음이었을 게다. 

 

[X] Faithful as the tide는 이 여성이 '매일 반복되는 밀물 썰물만큼이나 규칙적으로, 어김없이' 자신을 따라다녔다는 표현입니다. 선조가 처음에는 이 스토킹을 즐겼다고 하는 걸 보면 아마 "아름다웠던" 모양이지만, 이 원문에는 그런 언급이 없습니다. "마을 아낙"으로 옮겨진 village waif 역시 '길거리에서 사는 여자아이' 정도를 가리킵니다. 혹시 waif와 wife를 헛갈려서 벌어진 실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령술사 임무 시작

Who could have divined the prophetic import of something as unremarkable as a twitch in the leg of dead rat?
쥐 사체의 움찔거리는 뒷다리 따위나 보고 있으면서, 그 누가 신성한 계시를 읽어낼 수 있었겠느냔 말이냐?

 

[🛆] 원문의 뜻은 대강 '(내가 아니었다면) 누가 쥐 다리의 경련 따위 하찮은 현상이 지닌 예언적 중요성을 알아차릴 수 있었겠느냐?'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선조 자신은 그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는 자랑인 셈인데, 번역문은 '내가 아니라 다른 누구라도 읽어내지 못했으리라'는 변명처럼 들립니다. "신성한 계시"로 옮겨진 prophetic import는 직역하면 '예언적 중요성'인데, 사실 정확한 의미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래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발견'이라는 뜻일까요? 어찌 되었든 종교적 뉘앙스가 다분한 "신성한 계시"는 아닐 듯합니다.

 

예언자 임무 시작

This filthy, toothless degenerate boasted an uncanny knowledge of my ambitions, and prognosticated to all who would listen...
이빨도 몇 개 없는 더러운 떠돌이 놈은 내 야망을 주워듣고는, 여기저기서 헛소문을 떠벌리고 다니지 뭐냐.

 

[X] 원문에는 예언자가 선조의 계획을 '주워 들었다'는 언급이 없고, 예언자의 이야기를 '헛소문'으로 치부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이 거지가 자신의 계획을 어떻게 저리 속속들이 아는지 기괴할 정도였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예언자'에게 실제로 초자연적인 힘이 있다는 암시가 게임 곳곳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렇게 단정적인 번역은 몹시 위험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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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족

사실 번역을 하다 보면 직역이 의역보다 훨씬 쉽습니다. 앞뒤 문맥이나 화자의 의도를 확실히 이해하지 않고도 '틀렸다고 하기는 어려운' 번역문을 써낼 수 있다는 면에서, 직역은 손쉬우면서도 안전한 방법입니다. 하다못해 요즘은 기계 번역을 돌려도 그럭저럭 봐줄 만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에 의역은 까다로우면서도 위험한데, 원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역 또는 '창작 번역'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번역자가 애써 의역을 시도하는 것은 보다 읽기 쉽고, 분위기가 살아 있고, 우리말다운 문장을 쓰기 위해서겠지요. 

 

산적의 대포 임무 시작

In the face of my increasingly egregious flaunting of public taboos, awe turned to ire, and demonstrations were held in the town square.
나의 탐욕적인 탐구심이 보편적인 도덕을 넘어서자 사람들의 공포는 분노로 바뀌었고, 마을 광장에서는 시위가 벌어졌지.

 

[🛆] "공포"로 옮겨진 awe는 많은 경우 '경외', 그러니까 존경심과 두려움이 뒤섞인 감정을 가리킵니다. '금기를 여럿 어기면서 막 나가기 전까지, 마을 사람들은 선조를 굉장한 인물로 여겼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합니다.

 

살덩어리 조우

It is a travesty; an accident given form - a blundering mountain of hatred and rage.
저 생명의 모조품을 보거라. 실로 분노와 증오를 쏟아내는 화산과도 같구나.

 

[🛆] 원문의 bludering은 살덩어리의 '마구잡이로 꿈틀대는' 움직임을 묘사한 표현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분노와 증오가 쌓여 이루어진 산이 꿈틀대는 듯하다.' 정도의 뜻이 되겠네요. 물론 blunder에는 '무심코 내뱉다.'라는 뜻도 있지만, "분노와 증오를 쏟아내는"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살덩어리 처치

Its destruction is a small consolation, given the implications of its terrible existence.
놈을 박살 낸 것만으로도 위안 삼을 일이다. 애초에 존재 자체가 위협적인 것이었거늘.

 

[X] 의미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원문은 '이런 끔찍한 괴물의 존재가 암시하는 바를 고려하면, 놈을 박살 낸 것은 큰 위안이 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겨우겨우 보스를 처치한 직후에 들으면 맥이 빠질 만한 대사입니다만, 절망이 주 테마인 러브크래프트 신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작품이니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엔딩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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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번역을 살펴보기 전에, 우선 우리가 비교적 확실히 아는 사실들을 정리해 봅시다. 첫째, 선조는 현 가주(플레이어)에게 도움을 구하는 편지를 보낸 다음 권총으로 자결했습니다. 적어도 본인의 주장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The plume and the pistol - a fitting end to my folly, and a curse upon us all.
깃펜과 권총이라. 내 어리석음에, 우리 모두에 내려진 저주에 걸맞는 죽음이었다.

 

둘째, 현 가주도 가장 어두운 던전에서 (일시적인) 승리를 거둔 후 자결을 택합니다. 자살에 동원한 수단은 역시 권총이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셋째, 선조는 가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또다시 다른 후손에게 편지를 보내 도움을 구합니다. 자결한 '전 가주'는 유령이 되어, 옛길을 통해 영지로 향하는 '새 가주'에게 돌아가라고 경고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추측입니다만, 이 순환은 '전 가주'가 오기 전에도 이미 몇 번이고 반복되었을 수 있고, '새 가주'가 자결한 뒤에도 얼마나 많이 반복될지 모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플레이한 '전 가주'는 이런 식으로 선조에게 이용당한 수많은 후손 중 하나일 뿐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So, seek solace in a manner befitting your lineage...
그러니 네 혈통에 걸맞은 기품으로 종말을 맞이하거라.

 

그럼 이런 배경을 기억한 채 번역을 들여다봅시다. 원문의 첫째 절을 해석하면 '네 혈통에 걸맞은 방식으로 위안을 구하여라'는 뜻입니다. 다소 의미가 모호한 이 문장을, 번역문은 '귀족답게 품위를 지킨 채 최후를 맞아라'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물론 가능한 해석이지만, 저는 '혈통에 걸맞는 방식'이 '귀족다운 품위'보다는 더 구체적으로 '(권총을 쓴) 자결'을 의미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이때 시네마틱에서는 탁자에 놓인 권총을 클로즈업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나처럼, 그리고 네 전에 이곳에 왔던 이들처럼, 너도 (권총으로) 자결하여라.'는 말은 아닐까요?

 

... and take up your nugatory vigil...
평생 덧없는 경계심을 품고...

 

둘째 절도 의미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직역하면 '네 덧없는 경계를 시작하여라.' 정도가 되는 이 대사가 나올 때, 시네마틱은 새 가주에게 경고를 전하는 전 가주의 유령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말은 '네가 죽은 뒤에 아무리 애써 보았자 영지에서는 계속 똑같은 비극이 되풀이될 것이고, 끝에는 종말이 찾아오리라'는 저주라고 생각됩니다.

 

... haunted forever by that sickening prose, echoing through the infinite blackness of space and time.
... 음울한 예언들에 영원토록 집착하며 끝없이 어둠질 시공 속에 방황할 공허한 메아리가 되거라.

 

마지막 부분도 '네가 메아리가 되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 어렵습니다. 다시 번역하면 '무한한 시공간의 암흑 속에서 메아리치는 음울한 예언에 끝없이 시달리거라.' 정도가 될 듯합니다.


휴,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쓰기 시작했던 글이 꽤 길어졌네요. 어떤 피드백이든, 댓글로 생각을 남겨 주시면 많이 참고하겠습니다.

 

본문의 모든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힙니다.